아름다운 보석이 지구에 내린 축복이라면
그것을 사용하는 아이디어, 창의성,
장인정신은 인간에게 내린 축복입니다.
이 챕터에서는 선과 형태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까르띠에의 여정이 테마별로 전시됩니다. 자연의 선을 완전하게 표현하는 ‘에센셜 라인(Essential Lines)’과 ‘스피어(Spheres)’, 주얼리 디자인의 건축적요소를 조명하는 ‘뉴 아키텍처(New Architectures)’, 주얼리에 움직임을 구현하는 ‘옵틱스(Optics)’, 패션계의 쿠튀르나 산업분야 같은 주얼리와 무관해 보이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까르띠에의 도전정신이 담긴 ‘혼돈 속의 조화(Harmony in Chaos)’, ‘일상에 깃든 아름다움(Beauty all Around)’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전시 공간은 오야석(大谷石)을 쌓아 올려 마치 땅 속 깊은 곳에서 보석을 찾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습니다. 일본 도치기현 우츠노미야에서 채굴되는 오야석은 가공성과 내화성이 우수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외벽과 창고를 만드는 데 오야석을 사용했습니다. 마그마가 굳으면서 생긴 거칠고 갈라진 표면은 오야석이 거쳐온 장구한 시간을 보여줍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까르띠에 주얼리와 한국과 일본의 앤티크 피스가 함께 전시되어 있으며 이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앤티크 피스는 스기모토 히로시가 엄선한 개인 소장품, 그리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독점적으로 공개되는 한국의 개인 소장품 컬렉션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앤티크 피스가 지닌 독창적 미학과 역사적 가치는 흥미롭게도 유럽 문화에 뿌리를 둔 까르띠에 주얼리의 고도의 예술성과 조화롭게 공명합니다.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5
화이트 골드, 189.345 캐럿 오팔 1개, 퍼플 사파이어, 블루 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까르띠에 소장품
이십오보살의 강림 by 스기모토 히로시, 2024, 일본 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 개인소장품
이번 챕터에서 스기모토 히로시는 천상의 선율을 표현합니다. 일본의 네고로 비파는 극락정토에 있는 이십오보살 중 한 분이 내렸다고 전해집니다. 이십오보살은 신성한 장신구를 차고 천상의 선율을 연주하여 망자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악단입니다. 화려한 오팔 브레이슬릿은 보살의 몸에서 떨어진 장신구를 의미합니다.
까르띠에는 디자인을 통해 본질적인 것을 추구합니다. 구성의 묘미는 정확한 비율과 정교한 라인에 있으며 이를 얼마나 엄격히 지키고 균형감 있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디자인의 순수성이 결정됩니다. 젬스톤의 조합과 스톤 커팅의 상호작용 역시 간결한 디자인을 형성하고 리듬을 만들어내 주얼리의 구조에 추상적인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생동감 있는 라인과 리듬은 물의 흐름이나 떨어지는 폭포수, 연기의 소용돌이와 같은 자연현상을 새롭게 해석하고 표현한 것입니다.
플래티늄, 다이아몬드
까르띠에 소장품
화이트 골드, 총 39.22 캐럿의 마다가스카르산 오벌형 사파이어 5개, 라피스 라줄리, 다이아몬드
L.Y.H. 소장품
까르띠에는 주얼리 디자인에서 중요한 테마 중 하나인 입체감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들여 연구해 왔습니다. 모든 시기의 대표적인 건축적 형태와 디테일이 까르띠에 주얼리의 구조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도시와 마천루로 특징지을 수 있는 1920년대의 아르데코 사조, 유려한 실루엣이나 복잡하고 유기적인 모양의 현대 건축 스타일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주얼리는 때로 고귀한 재료로 만든 미니어처 건축물이 되기도 합니다.
플래티늄, 락 크리스탈, 다이아몬드
까르띠에 소장품
플래티늄, 16.13 캐럿 팬시 컷 패시트 투르말린 1개, 블랙 래커, 다이아몬드
까르띠에 소장품
현대 주얼리 디자인에 까르띠에는 ‘움직임’이라는 테마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주얼리를 정지된 상태에서 해방시켜 움직임과 유희의 요소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까르띠에는 키네틱 아트의 비주얼 효과에서 힌트를 얻어 이 문제를 풀어냈습니다. 규칙적인 라인,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 거울에 비친 듯한 구조, 색채대비 등 다양한 기술을 디자인의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시각적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보는 이에게 속도감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움직임에 대한 까르띠에의 활발한 연구는 재미있는 주얼리 피스의 개발로 이어집니다. 마디로 연결되어 착용자의 손목이나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주얼리가 대표적입니다. 락 크리스탈의 활용으로 설명할 수 있는 빛과 투과성 또한 까르띠에의 주얼리 디자인에 반영된 시각 효과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플래티늄,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블랙 무아레
까르띠에 소장품
화이트 골드, 블랙 래커, 다이아몬드
까르띠에 소장품
까르띠에는 우연히 일어난 사건, 그러니까 자동차 사고로 망가진 손목 시계 같은 것조차도 창의적인 디자인의 계기로 삼습니다. 디자이너가 기획한 우연도 있습니다. 비율을 미묘하게 흐트러놓거나 일부러 대칭이 맞지 않게 디자인하는 경우입니다. 이를 통해 무질서를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우연은 스톤 자체에서도 일어납니다. 자연의 신비가 만든 불규칙한 스톤의 형태나 색상 등 스톤의 독창성이 디자인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옐로우 골드, 핑크 골드, 사파이어 1개, 가죽 스트랩
까르띠에 소장품
핑크 골드, 화이트 골드, 84.10 캐럿 쿠션형 그린·핑크 투르말린 1개, 8.01 캐럿 마다가스카르산 쿠션형 옐로우·그린 사파이어 1개, 컬러 사파이어, 브라운 다이아몬드, 오렌지 다이아몬드, 화이트 다이아몬드
개인 소장품
까르띠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를 위해 일상적 물건이나 공업 용품 등 주얼리의 세계와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영역까지 관찰합니다. 물건의 본래 기능을 지우고 새로운 시야로 그 물건을 해석해 장신구라는 전혀 다른 역할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못, 스크류 드라이버, 파이프, 혹은 벨트 버클이나 리본, 단추 등의 아이템이 숨은 매력을 발산하며 독특한 주얼리로 재탄생했습니다.
플래티늄, 옐로우 골드, 다이아몬드
큰 모티프는 분리할 수 있습니다.
까르띠에 소장품
옐로우 골드
까르띠에 소장품